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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칼럼
문밖에 서서
등록일
2024-07-29 13:54
조회수
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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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을 전해 듣고 어머님댁으로 달려갔다. 한여름 서울, 작열하는 태양볕은 독수리 부리마냥 내 살을 사정없이 쪼아댔다. 온 몸을 땀으로 적신 나는, 어머님댁 아파트 문밖에 섰다. 벨을 눌렀다.
“강헌이 왔니?”
…
…
그 날따라, 그 정겨운 음성이 들리지 않았다.
5분이 지나고, 1시간이 흘러도…
문밖에 서서 기다리는 이의 심정이 그렇다.
해가 저물고,
가로등 빛이 하나둘씩 입장하며
밤이 왔음을 아우성쳐도,
그는 간절히 기다린다.
상대가 나와 반겨주기를…
우리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이리도 간절하시다.
초인종 몇 번 누르고 인기척 없으면 제 갈 길 가는 DHL맨의 마음과 엄연히 다르다. 그는 우리와 대면하기를 원하신다. 말씀하고파 하신다. 들려주고 싶으신 그의 마음 표현이 하늘 가득하다. 자식에게 무엇이 최고로 좋은 지 아시기 때문에, 그것이 자식이 좇는 것들과 다름에 새하얀 탄식으로 안타까와 하시며, 그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약사발을 내팽개치는 아픈 아들의 투정에도, 병마로 입맛을 잃은 아들이 찡그리며 뿌리쳐도...
"밥 한 술만 더!"
"한 술만 더…"
아비의 마음으로 가여운 마음으로, 하나님은 병약한 아들에게 생명 양식을 먹여주시려 문 밖에 서서 두드리신다. 절실한 마음으로.
내가 병들고 약하고 문제 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한,
그가 내 문제에 왜 이리 애타하시는 지 깨닫지 못하는 한,
나는 그 문을 열 수가 없다.
볼찌어다 내가 문밖에 서서 두드리노니 누구든지 내 음성을 듣고 문을 열면 내가 그에게로 들어가 그로 더불어 먹고 그는 나로 더불어 먹으리라 (계3: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