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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칼럼
[친절하라 사랑하라 용납하라]
등록일
2025-10-01 21:53
조회수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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끕끕한 이불 속 기상 순간부터 불쾌했다.
시들어가는 화병 속 국화는 언제 버릴까?
어젯밤 빨래했던 옷들은 세탁기 안에 여전히 젖은 채 있다.
용기 안 바닥에 몰려있다 왈칵 쏟아진 요거트가 식탁과 바닥을 어지럽힌다.
덥지 않은 날씨인데, 왜 이리 땀은 나는지?
땀과 비로 적셔진 채 빗길을 걷는 육신은 오늘따라 더 무겁게 느껴진다.
질퍽한 도로 위, 교회 입구를 막아선 차량 한대에 가뿐 숨이 턱 막힌다.
현관 앞을 막아선 수많은 무리들.
누군 우산을 접고
누군 주보를 나누고
누군 그 손바닥만한 곳에서 인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고...
예배당으로 내려가는 계단에서…
내게 따끔한 지적을 하신다.
“그들도 너처럼 힘겨운 싸움을 하다가 지친 몸 겨우 이끌고, 이곳에 나 만나러 왔단다.”(1)
이른 아침부터 별로 이쁘지 않은 생각들로 야단법썩 요란했던 내 마음을 이렇게 평정하셨다. 평안 속 천국을 누리게 하셨다.
“하나님의 나라는 … 오직 성령 안에서 의와 평강과 희락이라.”(롬 14:17)
092825
(1) “Be kind, for everyone you meet is fighting a hard battle.”(John Watson: 스코틀랜드 목사, 소설가, 필명 Ian Maclaren)
*사진설명: 교회에서 귀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