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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칼럼
[갈 길을 예비해두신 하나님]
등록일
2026-06-30 08:43
조회수
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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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이 상황을, 고전 2:3에서 바울은 “내가 너희 가운데 거할 때에 약하고 두려워하고 심히 떨었노라”라고 회상하며, 자신이 육체적·정신적으로 매우 심약해져 있음을 고백했다. 고린도에 오기 전에도, 그는 빌립보에서 투옥당하고, 데살로니가에서 쫓겨났으며, 베뢰아에서도 박해와 핍박을 모질게 받았고, 아테네에서는 기대 만큼의 열매를 보지 못하고, 잇따른 실패에 패잔병처럼 고린도로 혼자 외롭게 들어온 것이다.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그를 돕는 동역자로서, 그를 회복시키는 친한 벗으로서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를 예비해두신 것이다.
코로나가 기세를 떨쳤던 2020년 영국생활을 정리하고 나 홀로 한국으로 사역길을 떠났다. 꽉 찬 6년동안, 많은 것을 보고 경험하고 배우게 하셨다. 특히 잇따른 낙심과 좌절과 실패 속에서,
이 눈에 아무 열매 보이지 않고, 황무지처럼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 모질게도 오래 지속될지라도, 예비해두신 작은 손들을 통해 역사하시는 주님의 따스한 손길을 경험하게 하신 특별한 은혜가 도처에 있었다.
전도사 시절, 육체적/경제적/정신적으로 매우 연약하고 위축된 시절이었다. 난생 처음 실신을 경험하고 아직도 신경과 약을 복용해야 할 정도로 그 후유증은 강력했다. 심각한 불면증에, 전립선염과 한달 간 지속된 고열과 몸살(나중에 알고 보니 그것이 코로나였다고…)로 불면의 밤을 나홀로 서럽게 보내야만 했다. 엎친 데 덮친 격, 역류성 식도염으로 약 6개월간 죽과 연한 음식만 먹어야 했다. 그 시절 가족처럼 돌봐 주신 서서울성서침례교회 담임목사님과 사모님, 성도분들의 세심한 보살핌이 없었다면 그 모질고 힘들었던 시간… 숨쉬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사모님과 자매님들께서 정성껏 끓여다 주신 흑임자죽, 잣죽, 염소탕… 뜨거운 눈물을 쏟으며 먹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반신이 불수 되어 요양병원에서 치료중인 아내를 돌보랴 노동일 하랴 바쁘고 지친 일상으로 꽉 찬 70대 집사님은 때마다 정성껏 끓인 죽과 직접 만드신 간식을 들고, 내가 기거한 교회 옥탑방 창문을 똑똑 두드리며 찾아오셨다.
2년간 창원 개척교회 시절에 받았던 ‘강아지 학대 목사’라는 오명과 굴욕으로 인생의 밑바닥을 고아처럼 헤매고 있을 때, 창원하늘교회를 만나게 해 주셨다. 형님과 같은 목사님과 사모님의 격려와 응원, 성도분들의 위로가 아니었으면, 그 형극의 시간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었을지?
1년전 대전으로 옮긴 이 곳은 실버타운이라, 때 맞춰 밥 챙겨 먹는 상황은 훨씬 좋아졌다. 하지만 혼자서 외롭게 사역을 해 나가야 하는 정황은 변함이 없다. 교회개척을 준비하며 지금 내가 섬기고 있는 교회는 ‘죽으면 죽으리라’ 간증 서적의 저자로 유명하신 안이숙사모와 남편께서 세우신 새누리교회이다. 안이숙사모와 연관성을 모르고 거주지에서 가까운 침례교회를 찾다 방문했던 교회이다. 하나님의 섭리였다. 담임목사님은 바쁘신 일정 중에 내게 별도의 시간을 내주셔서 사역과 신학에 대한 토론을 즐기시는, 내게 친한 영적 동역자요 벗이다. 최근 외국인 사역을 맡겨 주셔서, 전도와 양육에 귀한 헌신을 할 수 있어서 너무도 감사하다.
주님!
연이은 실패, 박해와 잇따른 굴욕에 지치고, 약하고 두려워 떨던 바울을 홀로 내버려 두지 않으시고, 가장 필요한 때에 브리스길라와 아굴라를 예비하여 위로와 회복의 은혜를 베푸심을 상기합니다.
저 또한 낙심과 외로움, 삶의 곤경 속에서 모든 것이 무너진 것처럼 느껴질 때에도 주께서 이미 가장 선한 길을 준비하고 계심을 믿고, 이 믿음 항상 견고하게 붙들게 하옵소서. 황무지처럼 아무 열매도 소망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 모질게도 오래 지속될지라도, 하나님의 더 큰 계획을 이루시는 과정임을 마음에 굳게 새기게 하여 주옵소서.
또한 저 역시 누군가의 브리스길라와 아굴라가 되어, 낙심한 자를 위로하고 지친 영혼을 일으켜 세워 함께 주님의 일을 이루어 가는 신실한 동역자가 되게 하옵소서. 어떤 환경에서도 주님의 인도하심을 신뢰하며 끝까지 견디어 주의 뜻을 이루는데 쓰임 받게 하소서.
063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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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from https://anastpaul.com/ (비영리 목적으로 사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