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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다드 그리고 일본
등록일
2023-08-22 15:50
조회수
3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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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스탠다드 그리고 일본]
90년대 초 DMB&B라는 글로벌 광고회사에서 일할 때, P&G라는 다국적 기업의 광고를 담당했었다. 세계 top수준의 광고비를 투자하는 소비재 회사라 대륙 별로 광고 캠페인도 다르고 전략도 달랐다. 한국은 중국, 동남아와 함께 Asia Pacific 지역에 속했는데, 유독 일본만 대륙도 아닌 것이 별도 지역으로 분리되어 별도의 광고 전략을 집행했다.
2000년대 초 삼성전자 무선 사업부에서 근무할 때. 핸드폰은 대륙마다 소프트웨어도 다르고 디자인 전략도 달랐다. 대륙 정도 크기의 시장이 아닌데도, 일본만 그 시장에 먹히는 일본향을 만들어 수출해야 했다. 한 모델을 만들면 미주향, 유럽향 등으로 개발하여 꽤 많은 매출을 꾀하는 데, 좁쌀만한 시장 규모에서 돈 벌겠다고 이 모델, 저 모델 만드는 것이 개발비도 못 건지는 형국이라 일본 시장을 포기할 생각도 심각하게 고려했었다.
2009년 일본에 홀로 배낭 여행을 간 적이 있었다. 대중교통과 도보로 도쿄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 하나. 도로 표지판, 안내판에 일본어/한자만 있었다는 것. 까막눈 외국인 여행객은 불편하다 못해 짜증마저 나는 것은 당연했다. 영어로 길을 물어봐도 도통 대화가 되는 사람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지금 우리나라는 영어뿐만 아니라, 한자, 일본어로도 표기하여 여행객에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의지가 엿보이는데, 지금 일본은 어떻게 개선되었을까 매우 궁금하다.
아래 기사는 BBC의 일본 특파원이, 지난 30년 동안 일인당 실제 소득도, 경제도, 정치도, 글로벌 마인드도 변하지 않은 일본의 상황에 대해 나름대로 분석한 글이다. 그는, 일본이 근대화를 이루는데 공헌했고 현대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영향력이 지대한 정치 엘리트 집단에 주목한다. 그들은 국수주의, 남성 정치인으로 요약된다. 기자는, 아베 전총리와 같은 이를 전형적인 예로 삼는다. 도시 젊은이들의 결혼율과 출산율은 점점 줄어들고, 시골 노인들의 인구 비중은 늘어가고, 이러한 현상은 오히려 이들 정치 엘리트 세력이 롱런하는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의 젊은 세대는 그들의 부모, 조부모 세대들보다도 외국어 구사 능력도, 유학 비중도 적다고 한다.
*한국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이 2023년에 일본을 추월한다는 전망이 일본 연구기관에서 나왔다. 이 연구기관은 당초 2027년 역전을 예상했으나, 엔저의 급격한 변동에 따라 시기가 4년이나 앞당겨진다고 예상했다. 한번 역전되면 재역전은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2027년 이후엔 줄곧 한국이 높고, 격차는 더 벌어지는 것으로 예측됐다. (*조선일보 2022.12.15자)
해외에 체류하다 간만에 한국을 방문하면, 조국의 변화 속도에 깜짝 깜짝 놀란다. 그만큼 유연하고, 역동적이며, 젊은이들은 새로운 것에 오픈 마인드 되어있다. 위의 연구 전망에 그리 놀랄 일도 없다.
정치만 빼고 말이다. 국수주의, 기득권 지키기 일본 정치 닮아가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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