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본문) 사무엘하 20:14-26

겨우 압살롬의 반란 세력을 진압해서, 연약해진 왕권을 회복하고 민심을 수습해서 통일 왕국의 기틀을 굳게 다져나가야 할 다윗에게, 세바가 일으킨 분리주의 운동은 엄청난 타격을 주었다. 이 골치 아픈 정치 선동세력들을 진압하기 위해 다윗은 요압의 군사를 투입한다.

이제 요압은 세바가 장악한 아벨성 앞에 서있다. 그는, 반군의 주동자 세바 뿐 아니라 그와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진멸하고 싶었을 것이다. 이 일을 막아서고 방해하는 그 무엇이던, 그게 성벽이던, 사람이던 적으로 간주하고 무참히 짓밟고 싶었을 것이다. 전투적이며 파괴적이고 분노로 가득 찬 요압은 성을 무너뜨리고 성안의 모든 것을 초토화시키려 피가 끓어 오르고 있다.

이 순간, 그 성읍에 사는 지혜로운 여인 한 사람이 그에게로 다가온다. 여기에서 구약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있어서 전형적인 서술 방법 하나를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은 ‘지혜로운 여인’이라는 표현이다. 우리는 그 이전에 이 여인에 대하여 어떠한 정보도 저자로부터 들은 바 없다. 하지만 저자가 그녀를 수식한 형용사 ‘지혜로운’이란 단어 하나만으로도 앞으로 전개될 그녀의 행동과 태도, 말이 어떠할 것이라는 것을 짐작케 한다.

이와 같이 지혜의 도시, 아벨에 사는 이 지혜로운 여인은, 이스라엘 가운데 어머니 같은 여호와의 선물이며 아무 죄 없는 아벨 성을, 격렬한 분노와 격한 감정으로 흥분한 채 왜 멸하러 하느냐고 요압에게 반문하며(19절), 그를 진정시킨다 (20절). 그리고 그가 이 성에 온 목적은, "성을 멸하는 것이 아니라 반란의 주동자 세바의 목숨이 아니냐"고 상기시키며 그를 설득한다. 결국 세바의 목은 요압의 손에 넘겨지고, 반란은 진압되고, 아벨 성은 무사하게 된다.

이 지혜로운 여인이 요압에게 전한 메시지의 핵심은 무엇인가? “무엇이 중요한가?” 요압에게 이 깨달음이 없었으면, 하마터면 이 죄 없는 도시에 사는 무고한 백성들 수천, 수만이 죽어 나갔을 것이다.
“당신의 목적은 무엇인가?” “지금 여기에 온 당신의 목적은 어디에 있는가?” 요압처럼 정신 없이 자신이 하던 일에만 몰입하면, 자신이 왜 그 곳에 왔는지 본연의목적을 잊어버리고, 자신해야 될 일의 본질로부터 산만해진 채 엉뚱한 살상과 일을 벌일 수 있다.

“지금 당신은 당신의 목적을 이루는데 충실합니까?” 이 현명한 여인이 요압에 던진 질문의 핵심이다.

그럼 이 질문을 우리에게 대입해보자. 우리가 이 땅에서 육신의 호흡을 하며 살아가는 목적은 바로, 하나님께서 주신 영생, 영원한 생명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겨우 간신히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아주 탄탄하게 넉넉히 준비하는 것이다.

“지금 당신 삶은 그 목적을 이루는데 충실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