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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칼럼
크리스마스에 대한 생각
등록일
2024-12-27 07:55
조회수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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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를 우리는 예배로 알고 있는데, 원래 의미는 “send out(파송하다)”의 뜻이다. “이제 예배가 끝났으니, 각자 교회를 벗어나 세상으로 돌아가 복.음.을 전.파.하라”는 거룩한 책무를 일컫는다.(1) 따라서 Christmas의 본래 의미는 ‘예수님의 당부하신 사명’이란 뜻이라 할 수 있다. 결단코, 크리스마스는 현대인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가볍고 들뜨고 즐거이 만끽하는 시간이 아니다. 반대로 엄숙하고, 신자로서 사명과 헌신을 되새기는 시간이다.
마태복음 2:1-12를 읽으면, 탄생하신 아기예수께 경배하러 먼 여정을 나선 동방의 현인들 이야기가 나온다. 역사학자들에 의하면, 그들은 페르시아(지금의 이란, 이라크)지역에서 출발하여 800-1000km의 여정을 느려터진 낙타를 타고 약 3개월간을 소요하며 왔을 것이라고 추정한다.(2)
낮엔 작열하는 태양으로 몸이 뜨겁게 타오르고…
밤엔 극심한 추위로 오돌오돌 떨면서…
끝도 없는 사막길을 지겹도록 가야한다.
생명줄인 낙타도 극진히 보살펴야 된다. 먹이고 마시게 하고 재우고 쉬게 하고…
무리하다 낙타가 만에 하나라도 죽으면 여정은 더욱 느려지고 고생은 배가된다.
게다가 호시탐탐 방심을 노리는 허기진 들짐승들…
“동방으로부터 박사들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한 구절 읽고 단순히 이해하고 넘어갈 여정이 절대 아니다. 그들에겐 메시아에게 경배하고자, 목숨을 건 뜨거운 헌신이 있었다.
신앙은 드리는 것이다.
경배가 핵심이다.
경배는, 예배드리는 대상에 대한 뚜렸한 인식.
그리고 그를 향한 간절한 사모함으로부터 비롯된다.
받으러 가는 자리보다, 드리러 가는 자리이다.
이것이 묵과되면 예배드리는 자가 중요해진다.
내가 중요해진다.
자신의 마음, 감정, 느낌이 중요해진다.
위로 받기 위해…
문제해결 받기 위해…
안식을 누리기 위해…
마음의 안정을 얻기 위해…
이러한 기대를 못채우면 예배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내가 불편하면 기대했던 예배가 아니라고…
예배 실패했다고 생각한다.
예배는 절대로 자신의 감정, 기분으로 드리는 것이 아니다.
받으려는 자의 자세로 드리는 것이 아니다.
내 몸과 마음을 진정으로 드리는 참된 헌신이다.
경배가 무너지면 신앙이 무너진다.
신앙이 쓰러지면 마음도 정신도 몸도 쓰러진다.
날이 갈수록 점점 예배시간이 줄어들고 있다. 예배는 한 시간 넘기지 않는 것이 지혜롭다고들 말한다. 그래서 신학교에서는 설교 절대 30분 넘기지말라고 가르친다. 청중들이 지루해한다고.
예배를 드릴 수 있게 해주신
예배를 받아주신 하나님께
"감사합니다!” 보다
“오늘 예배에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가 먼저 나온다.
바쁜 일상 중에 마지 못해 나와주신 성도가 감사한 시대.
마지 못해서 예배드리는 시대.
하지만, 동방의 그들은 그러지 않았다.
전심으로 헌신하고 하나님 임재에 순전한 기쁨이 있었다.
그 별이 문득 앞서 인도하여 가다가
아기 있는 곳 위에 머물러 서 있는지라
그들이 별을 보고
매우 크게 기뻐하고 기뻐하더라(마 2:9-10)
크리스마스의 본래 의미는
“그리스도의 미사”.
즉, “예수님께서 당부하신 거룩한 헌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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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The Catechism of the Catholic Church (1332)
(2) Craig S. Keener, ‘Origins of the Magi and the challenges of their journey’, The IVP Bible Background Comment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