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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칼럼
보냄과 권력의 역학
등록일
2025-03-14 17:46
조회수
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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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광고회사 DMB&B에서 근무하던 시절. 내가 맡은 팀에는 뉴욕본사에서 파견나온 Mattew라는 주재원이 있었는데, 나는 팀장으로서 그와 파트너 또는 동료격이었다. 어느날 그가 클라이언트인 한국P&G 이사와 통화하던 중, 이런 말이 내게 들려왔다.
“I will send him to you.”
업무협의 하도록 나를 그 이사에게로 보낸다는 말이다.
전화가 끝나자마자 나는 그에게 엄중히 경고했다.
“Watch your words! You are not my boss.”
이와 같이 “보내다”의 단어에는 권력의 역학이 내재해있다. 사무엘하 11, 12에 의하면 왕국의 왕 다윗의 ‘보내고’ ‘보내서’ ‘보내게’하는 동사 표현이 무수하게 반복되어있다. 밧세바, 우리아, 요압과의 역학관계에서 보내는 자로서 최고권력자의 권력을 만끽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그 기간 그는 겸손을 놓치고 죄악의 심연에 빠져든다. 결국 참 권력자이신 하나님께서 보내신 나단을 통해 비로소 다윗의 탈선은 중단된다.
예수그리스도는 하나님 아버지의 보내심을 받은 자이다.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신 것 같이 나도 너희를 보내노라(요 20:21)
만왕의 왕, 지존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보냄을 받고 이 땅에서 온갖 수모, 모욕, 침뱉음과 고난을 당하신 후에 피흘려 죽으시고 부활하셔서 결국 아버지 하나님의 뜻을 이루신 것은 바로 ‘보냄받은 자”의 정체성을 잊지 않으시고, 자신도 연약한 육신인지라 십자가 형극을 피하고 싶었지만 땀방울이 핏방울이 되도록 간구하시며 ‘보냄받은 자’의 사명을 결국 이루어내셨기 때문이다.
누구에게 명하는 것에 익숙해지고, 누구를 보내는 것에 맛들이면 겸손을 잃을 가능성이 있다. 보내는 자의 입장을 지향하면, 눈에 보이는 것들이 사모된다. 권력, 금력, 명예, 높은 지위에 따라오는 고급주택, 고급차, 고급옷… 눈에 보이는 것에 내 마음이 밟히게 되면 영성을 잃게 된다. 영적 감수성이 무디어진다. 좌우에 날이 선 검처럼 영적 감각을 예리하게 유지하려면, 내 안에 계신 주님을 늘 의식해야 한다. 그가 ‘보내신 자’의 신분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보라 내가 너희를 보냄이 양을 이리 가운데로 보냄과 같도다 그러므로 너희는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마 10:16)
전도 또한 무엇보다도 이 경각심이 우선되어야 자원하는 마음으로 기운차게 할 수 있다.
그들이 믿지 아니하는 이를 어찌 부르리요 듣지도 못한 이를 어찌 믿으리요 전파하는 자가 없이 어찌 들으리요
보.내.심.을 받지 아니하였으면 어찌 전파하리요 기록된 바 아름답도다 좋은 소식을 전하는 자들의 발이여 함과 같으니라(롬 10:14-15)
‘보내심을 받은 자’의 신분을 깨달음이 주님과 뜻을 이루며 동행하는 자의 특권이다. 이것으로 내 안이 채워지지 않으면 ‘보내는 자’의 자리를 흠모하는 세상의 영성이 순식간에 빈 자리를 가득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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