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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믿기만 하면 천국 간다?
등록일
2023-08-22 15:54
조회수
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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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믿기만 하면 천국 간다?]
“예수 믿기만 하면 천국 간다.”
틀리지 않은 말씀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사실은 이 말씀이 위안이 되어 지금의 신앙생활에서 안주하면 안 된다. 큰 일 난다. 따라서 이러한 말씀은 매우 주의 깊게 듣고 경계해야 한다. 왜냐하면 믿음은 변하기 때문이다. 믿음은 자라서 성숙한 믿음으로 발전하기도, 쇠퇴하기도, 없어져 버리기도, 화석처럼 굳어져 자라지 못하기도 한다.
예수님께서 지극히 싫어하는 것이 있다. 자라지 않는 믿음이다. 그는, 자라지 않는 나무, 열매 맺지 못하는 나무의 비유를 들어, 이에 대해 매우 신랄하게 그의 싫어하시는 마음을 표현하셨다.
이 무화과나무에 실과를 구하되 얻지 못하니 찍어버리라 어찌 땅만 버리느냐 (눅 13:7)
심지어 때가 되었는데 맺어야 할 열매는 맺지 못하고 마치 열매가 있는 양 뽐내는 나무에게는 저주를 퍼붓고 결국 말라 죽게 하셨다. (막 11:12-14, 20-21)
예수를 처음 만났을 때, 그를 주님으로 처음 영접했을 때, 세상 어디서도 맛볼 수 없는 기쁨으로 가득 차고, 눈물의 감동으로 넘쳐났었는데… 그 때의 감화와 감동과 희락은 어디론가 연기처럼 사라지고 지금은 덤덤하기만 하다. 예수를 체험한다는 것이 그의 은혜를 경험한다는 것이 머리 속 관념으로만 존재할 뿐, 박제된 사슴 뿔처럼 현실 속에서 생동감 넘치는 실상이 되질 못한다. 예배 전에 주님을 만난다는 설레는 기대도, 간절한 소원의 간구도, 울부짖는 탄원의 외침도 해본 지 오래다. 그 때의 뜨거웠던 믿음의 고백과 열정은, 일상 속 습관적, 형식적, 관념적인 신앙생활로 치환되었다. 주일됐으니 예배하러 가고, 말씀이 좋다니 읽어야 하고, 기도를 놓으면 안 된다니 공적 예배에서라도 간신히 영혼의 호흡을 내쉰다.
하지만 스스로 내켜서 하는 이의 기쁨은 없다. 하나님의 영으로 듬뿍 채워진 속 사람은 영적 기운이 넘치고, 기쁨으로 원기 충만했던 말씀/기도/전도/헌신/믿음 생활은 어느덧 세상에서 가뿐 숨을 몰아 쉬며 분주하게 살아가는 일상 속에서 거추장스러운 짐, 덤테기가 되어 버렸다.
내 속 곧 내 육신에 선한 것이 거하지 아니하는 줄을 아노니 원함은 내게 있으나 선을 행하는 것은 없노라 (롬7:18)
우리의 믿음이 자라야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과거에 주를 위하여 뜨겁게 헌신을 하고 교회를 위해 많은 일을 한 것이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 지금 당장 믿음의 상태가 중요하다. 자라지 않는 믿음을 세상의 영이 가만히 놔두질 않기 때문이다. 먼저 내 안에서 묵묵히 가라앉아 있던 육신의 소욕을 소환해내어 부추긴다. 내 안의 잠재된 정욕과 세상을 향한 애착은 물 만난 물고기처럼 세상이 들이대는 온갖 영향력에 어깨동무하며 하나가 된다. 세상의 염려와 재리의 유혹과 기타 욕심은, 더욱 더 눈에 보이는 것에 연연하게 하며 하나님과 그의 말씀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막 4:18-19).
바울도 예외 없이 자라지 않는 신앙을 경계했다. 성장이 멈춘 신앙은 죄의 유혹과 세상의 풍조에 밀려 요동하며 나락에 떨어질 위태로운 상태에 있다고 강조한다.
우리가 다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것과 아는 일에 하나가 되어 온전한 사람을 이루어 그리스도의 장성한 분량이 충만한 데까지 이르리니
이는 우리가 이제부터 어린 아이가 되지 아니하여 사람의 궤술과 간사한 유혹에 빠져 모든 교훈의 풍조에 밀려 요동치 않게 하려 함이라
오직 사랑 안에서 참된 것을 하여 범사에 그에게까지 자랄찌라 그는 머리니 곧 그리스도라 (엡 4:13-15)
그래서 그는 항상 두렵고 떨림으로 깨어있어 믿음으로 말미암은 구원을 꼭 붙들라고 권면한다. 구원은 믿음을 통하여 얻어지며 그 믿음은 항상 깨어 있음으로 지킬 수 있다.
너희가 나 있을 때 뿐 아니라 더욱 지금 나 없을 때에도 항상 복종하여 두렵고 떨림으로 너희 구원을 이루라 (빌 2:12)
“예수 믿기만 하면 천국 간다.”
이 말씀에 위안을 얻고 안주하면 절대 안 된다. 자라지 않는 믿음은 이내 시들고 파리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예수께서도, 믿음이 있어 천국 들어가기를 소망하나 결국 들어가지 못할 자가 많을 것이라고 경고하셨다. 특히 아래 구절이 있는 누가복음 13장은, 예수께서 자라지 않는 신앙에 대하여 특별히 경고하신 메시지를 다루고 있다.
혹이 여짜오되 주여 구원을 얻는 자가 적으니이까 저희에게 이르시되
좁은 문으로 들어가기를 힘쓰라 내가 너희에게 이르노니 들어가기를 구하여도 못하는 자가 많으리라 (눅 13:23-24)
천국 갈 소망을 이루려면 깨어 있어야 한다.
항상 깨어 있어 주님께 주목해야 한다.
Let us fix our eyes on Jesus (히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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